제 681 호 [기획] 제2캠퍼스 'WITH' 총학생회 인터뷰
▲ 2020학년도 ‘WITH’ 총학생회 학생회장 강태현(스포츠산업·3) 2020학년도 총학생회장으로 당선된 소감이 어떠한지 궁금하다 당선된 후 주변의 많은 축하를 받아 감사하게 생각한다. 동시에 책임감이 필요한 자리이므로 어깨가 무겁다는 생각이 들었다. 2019학년도 ‘드림’총학생회의 일원으로 활동했던 것을 긍정적으로 바라봐 주는 시선과 부정적인 시선이 공존했지만 결과적으로 많은 학우들의 도움으로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 차기 총학생회를 어떻게 총학생회를 이끌어 나갈 것인가 이름 ‘WITH’에 걸맞게 ‘함께하는 총학생회’를 이끌어 나갈 예정이다. 우리의 의견을 내기보다는 학우들의 의견을 최대한 귀담아듣도록 노력할 것이며 학우들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한 플랫폼을 만들 예정이다. 또한 학우들을 대표하는 입장으로서 시설 보수, 불만 사항에 대하여 학우들의 건의를 학교에 전달하며 학우들을 위한 최적의 환경을 만들기 위하여 최선을 다할 것이다. 총학생회 선거 투표율이 31.5%로, 간신히 유표 득표율을 넘겼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첫째로 총학생회와 단과대 후보자들의 공약에 대하여 학우들의 기대 미충족과 불만으로 인해 투표율이 저조했던 것 같다. 또한 선거 기간 동안 기상악화도 투표율 저조의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저조한 선거 투표율을 성장의 발판으로 삼아 학우들의 긍정적인 시선을 받기 위해 열심히 활동하는 총학생회가 되겠다. 간략한 소개 및 주요 공약 설명을 부탁한다 ‘WITH’총학생회는 학우들과 함께하는 학생회를 의미한다. 이름에 걸맞게 행사 이전 사전 조사를 통해 학우들의 의견을 받아 반영할 예정이며 이외에도 학우들의 의견을 직접적으로 듣기 위해 월 1회 학우들과 함께 회의 진행, 지방자치단체와의 협력을 통한 몰래카메라 안심 ZONE, 학점포기제도를 주요 공약으로 선정하였다. 선거 전부터 소통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많다. 공약 중 ‘함께하는 총학생회’와는 별도로 학우들과 공약에 대한 질의응답 시간을 가질 예정인가 선거 전에 공약에 대한 여러 추측들이 많았다. 공약 피드백을 선거 중에 하고 싶었지만 SNS 선거운동 규정 상 불가하였고 이로 인해 선거운동 당시 소통이 부족하였다고 생각한다. 당선 이후 별도로 공청회를 마련해서 질의응답 시간을 가질 예정은 없지만 주요 공약 중 하나인 학우들과의 월별 회의 중에 지속적으로 공약에 대한 피드백을 할 예정이다. 학점포기제도에 대하여 학생들의 부정적인 의견이 다수를 차지한다. 이는 어떤 식으로 추진할 계획인가. 만약 학점포기제도가 불발 될 경우 다른 대안은 어떤 것이 있는가 학점포기제도는 교육부의 권고 사항이며 법적으로 막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학우들의 대다수가 원하고 이를 학생회에서 종합하여 학교 측에 건의한다면 충분히 부활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만약 학교 측에서 반대하여 공약을 시행하지 못할 경우 추후에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그에 상응하는 대안을 찾아낼 생각이다. 통학버스와 셔틀버스 문제는 현 총학생회도 많은 관심을 가진 사안이나 학생들에게 큰 이득이 되는 변화를 불러오지 못하였다. 특히 버스 배차간격과 시간에 대하여 불편함을 느끼는 학우들이 많다. 해당 문제에 대해 2020년에는 어떤 식으로 추진할 계획인가 통학ㆍ셔틀버스에 관련해서는 학교가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아닌 외부업체를 통해 하는 것이기 때문에 예산 문제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문제다. 외부업체 측에서 지속적으로 버스를 줄이고 셔틀버스 금액을 인상하는 방향으로 바꾸고 있기 때문에 이를 최대한 막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더 나아가 학우들의 의견을 모아 학교에 건의하여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축제 라인업에 대해서 여러 가지 의견이 있었다. 향후 계획하는 축제는 어떤 축제가 될 예정인가 올해 축제에서 학생들이 많이 실망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학생들이 실망했던 요소 중 가장 큰 이유가 연예인이었기 때문에 2020년도 축제에는 3일 모두 연예인을 초청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고 축제 예산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하여 대다수의 학생들이 만족하도록 기획할 예정이다. 또한 축제 자문평가단의 경우에는 올해 저조한 참여율을 보였다. 이를 통해 시행 횟수보다는 참여도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였고 학우들의 참여를 독려하여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할 계획이다. 상명대학보에서 대학 커뮤니티를 통해 학우들에게 ‘총학생회에 하고 싶은 질문’을 받았다. 그중 통학˙셔틀버스를 제외하고 흡연 부스 설치와 설문을 통한 학식 평가 및 메뉴 선정이 가장 큰 질문으로 떠올랐다. 향후 어떤 식으로 추진할 계획인가 흡연 부스는 2019학년도 총학생회 공약 중 하나이다. 여러 번의 시도가 있었으나 번번이 무산되었다. 특히 한누리관 1층의 경우, 흡연 장소와 강의실의 거리가 매우 가까워 많은 학우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고자 현 흡연 장소를 대체할 공간들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비흡연자와 흡연자 모두가 만족하는 방안을 찾도록 총학생회가 이에 대한 의견을 받아 개선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학식의 경우 학기 중 학우들이 불편을 겪는 요소 중 큰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학식에 대해서는 여론조사를 진행하여 학식 업체(한화 푸디스트)와 의견을 조율한다면 학식 식자재 낭비 문제와 메뉴 선정이 개선될 것으로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학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나 우리로 인해 학우들의 학교생활이 조금 더 즐겁고 호전될 수 있도록 발로 뛰는 ‘WITH’ 총학생회가 되도록 열심히 활동할 것이다. 내년뿐만 아니라 오랜 시간이 흘러도 ‘2020학년도 총학생회 덕분에 1년이 참 괜찮았지’라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학생회가 되고 싶다. 응원해주시고 지지해주신 학우들을 실망시키지 않도록 더욱 보답하고 학우들을 대표하는 자리인 만큼 믿음직한 ‘WITH’ 총학생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인터뷰 진행 : 허정은, 한아름 · 인터뷰 정리 : 허정은, 엄유진, 한아름 · 사진 : 허정은
제 681 호 [기자석] 학생자치의 겨울, 봄꽃을 피우려면
2020학년도 학생자치기구 선거가 막을 내렸다. 서울캠엔 총학생회 후보가 없었기 때문인지 수능한파가 겹쳐서인지, 이틀에 걸친 선거는 한산한 겨울바람처럼 지나갔다. 단과대 학생회장 후보의 연설이 진행될 때에도 30명 안팎의 학생들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선거기간에도 공약이 적힌 팻말과 선거본부 부원들만이 캠퍼스를 지키고 있을 뿐이었다. 이번 선거는 2019년 학생회에 대한 유죄선고이자, 2020년 학생자치에 대한 사형선고라고 봐야한다. 본지 680호 <학생자치기구 인식조사>를 통해 다뤘듯 학생들은 학생자치에 큰 관심이 없다. 그러나 응답자 94.7%가 “학생자치는 필요하다”고 답했다. 서울캠 총학 및 경경대·문예대 학생회 불출마, 인사대 학생회 선거 투표율 미달로 인한 무효처리는 “학생자치에 관심 없다”는 무관심이 “학생자치는 필요하다”는 의식을 처절히 깨뜨린 것이다. 선거본부들이 제시한 공약들에서 이들의 정체성이 나타났고, 그 정체성은 학생들을 감동시키기 부족했다. 선거본부 공약들에서 공통적이었던 것은 담론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교육의 가치에 대한 고민 역시 없다. 때 묻지 않은 순수함 때문인지, 학생들의 복지와 편의를 위한 공약만이 존재한다. 이동학생회, 체전, 바자회 등 각종 이벤트는 매년 진행되어왔고, 특별함이 없다. 인식조사 결과 학생회가 “학생 요구 및 권리를 대변하고 학생들을 대표하여 학교와 소통하는 역할”을 수행해야한다고 답했지만 학생들의 권리가 무엇인지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이 부족했다는 것이 역력히 드러났다. 2020년 학생자치에 봄꽃을 피우기 위한 네 가지 제언을 하겠다. 첫째, 학생회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라. 우산을 빌려주고 간식을 제공하는 것, 중고서적을 거래하는 것은 분명 학생들에게 편의를 제공할 수 있는 사업이지만 진정으로 ‘학생회’가 해야 하는 일인지 검토가 필요하다. 학생회는 학생들의 의견을 모으고, 담론을 형성하고, 대의하는 기능을 하는 것만으로도 힘들고 벅차다. 위와 같은 사업은 반드시 ‘학생회가 해야 하는, 학생회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오히려 학교가 진행한다면 더 잘할 수 있는 일이다. 학생회가 이에서 그친다면 학교에 의견을 전달하는 의견수렴함이자 이를 집행하는 서비스센터라는 오명을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둘째, 학생회비를 유의미하게 지출하라. 학생자치의 활성화를 염원하며 납부한 학생회비가 일부 학생들을 위한 상품으로 지급되고 있다는 것은 큰 문제이다. 학생사회에 정말 필요한 사업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첫 번째 과정을 거친 후, 학생들이 ‘납부하고 싶은 회비’가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 셋째, 중앙운영위원회 회의록을 공개하라. 수년 전부터 학생회 공약 중 단골공약은 ‘소통’이었다. 선거운동 표어에도 ‘소통’이 빠지지 않았다. 소통의 기본은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다. 학생회비 예산내역 공개는 기본 중의 기본이다. 공약으로 내세울 게 아니라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다. 여타 대학들에서는 학교나 총학생회 홈페이지를 통해 중운위 회의록을 공개하고 있다. 중앙운영위원회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쌍방향 소통은 이루어질 수 없다. 학생들은 중운위에 누가 출석했고 어떤 의제가 논의되었는지 알 권리가 있다. 넷째, 대의원회를 정상화하라. 상설 학생자치기구 중 최고의결기구인 대의원회는 현재 의례적으로 열리는 행사에 불과하다. 대의원들은 예결산과 관련된 심의도 전혀 없이 거수기 역할만 하고 있다. 타 대학에서 대의원회와 유사한 기능을 하는 전체학생대표자회의는 예결산안이나 결의안 상정과 관련해 밤샘토론이 진행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 대학 대의원회는 특별한 의제가 상정되지 않을 뿐더러 1시간 내내 의장단의 발언만 울려 퍼지다 마무리된다. 최고의결기구로서 대의원회를 정상화하고, 대의원회 안에서 건강한 논의가 지속되게 해야만 비로소 학생자치가 유의미해질 것이다. 상지대학교 민주화운동에 헌신한 전 총학생회장이자 영화 ‘졸업’의 박주환 감독은 총학생회가 “학교에 대표성을 갖고 이야기하고 협상, 협의할 수 있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2020년 상명의 학생대표자들은 축제와 간식사업을 넘어선 삶의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노력을 하길 바란다. 그러기 위해선 학생들도 학생자치에 관심을 갖고 ‘스펙을 위한 학생회’라고 비방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해람 기자
제 681 호 [교수칼럼] 뉴 제너레이션 Z세대와 소통하기
어린 시절부터 디지털 기기를 사용했으며, 신기술과 빠른 변화에 민감하다. 경제적 안정을 추구하고 현실적이며, 다양성 인정에 관대한 세대로 사회와 환경에 관심이 많고 세상 변화에 대한 요구도 높은 세대이다. 이들이 바로 밀레니얼 세대를 제친 뉴 제너레이션 Z세대이다. Z세대는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에 태어난 이들을 말한다. 나는 매일 같이 Z세대의 시작점부터 2000년에 태어난 뉴 제너레이션 Z세대들과 호흡하고 있다. 어떤 이들은 이렇게 밝고 활기찬 젊은이들과 함께 하는 나를 부러워하기도 하지만 가끔은 이들을 이해하고 알기 위한 노력이 버거울 때가 있다. 물론 나는 소비트렌드, 마케팅 전략을 주로 가르치기 때문에 미래소비자에 주목하고 이들의 특성을 파악하는 것이 의무라 하겠다. 이들은 멀티 플랫폼을 이용하는 디지털 네이티브이고, TV보다는 유튜브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게다가 사회나 환경에 관심을 가지고 있어 사회 변화를 요구하고 환경보호에 적극적이다. 확실히 나와는 다른 세대이다. 가끔은 나도 이들처럼 디지털 기기를 자유롭게 사용하고, 의견을 자신 있게 피력할 수 있는 강단이 부럽기도 한다. 친구들과 가끔씩 “90년대 생은 우리와 다른 것 같아. 신기해”를 말하곤 한다. 내가 어렸을 때 우리 부모님의 말씀인 “도대체 너는 왜 그러냐 이해할 수 없어”라는 말을 들으며 세대 차이를 외쳤던 내가 우리 부모님과 똑같이 어린 친구들과의 세대차이를 말하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기도 한다. 나는 우리 부모님처럼 그러지 말자고 다짐했는데 가끔은 툭 튀어나오는 말에 놀랄 때도 있다. 생각해보면 어느 시대든 세대 차이는 존재했고, 세대 간 갈등은 있었다. 특히 요즘처럼 세상이 빠르게 변하는 시기에 8살짜리 초등학생이 유치원생 보고 세대 차이를 느낀다는 말이 일리가 있게 들리기도 한다. 자장면 배달을 위해 중국집에 전화를 해 직접 주문을 했던 세대인 나는 전화 거는 것에 익숙하다. 하지만 요즘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주문하고, 통화보다는 문자메시지에 익숙한 세대들은 음성통화를 어려워 한다고 한다. 텍스트에 익숙한 나는 궁금한 게 있으면 포털 사이트에 검색을 하는데 Z세대들은 유튜브 동영상을 시청한다. 참으로 다른 패턴이다. 그렇지만 나는 분명 이들과 소통하고 호흡해야 한다. 그래서 이들이 살았던 배경을 이해하고, 환경을 이해하려고 한다. 특히 이들은 다양성을 중시하며, 가장 편견이 없는 세대로 사람에 대한 부당한 대우에 맞서 인종차별, 여성차별 등 사회문제를 꾸준히 환기시키는 역할을 한다. 또한 급격한 기후 변화로 빈번한 자연재해를 겪어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이렇듯 사회와 환경에 대한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변화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멋지다. 그들과 내가 다르다고 편가르기 보다는 이해를 바탕으로 이들의 좋은 점을 취한다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사회로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는 문제가 생겼을 때 이를 극복하고 한 단계 더 발전시키기 위한 사고법인 헤겔의 ‘변증법’을 좋아한다. 어떤 사물(테제)에 대해 모순되는 사물이나 문제점(안티테제)이 존재하면 이를 통합해서 모순을 극복하고 더 발전되고 완벽한 해결법으로 나아가는 정반합의 사고가 맘에 든다. 여기에 어울리지는 모르겠지만 세대 간 갈등을 극복하고 더 좋은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이러한 정반합의 사고가 필요할 것 같다. 기성세대 입장에서는 Z세대의 적극적이면서 다원주의 사회를 갈망하는 특성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Z세대의 입장에서는 기성세대의 삶의 지혜를 받아들일 수 있다면 이상적 ‘합’의 상태인 바람직한 사회 형성에 한걸음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본다. 시간이 갈수록 학생들과의 나이차이가 커지면서 학생들을 소통하는 것이 어려워지면 어떻게 하나 걱정이 되기도 한다. 게다가 사회가 빠르게 변해 그 속도를 맞출 수 있을까 고민이 된다. 그렇지만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알아주었으면 한다. 서로의 이해를 통해 즐겁고 행복한 학교생활이 되길 기대해본다. 양희순 교수(의류학과)
제 681 호 [사설] 백년을 위한 제언
올해도 수능 한파 속에서 2020학년도 대학입학 수학능력고사가 끝났다. 이제 본격적인 입시 전쟁이 시작되었다. 이미 다양한 수시전형이 진행 중이며, 학생들은 자신의 미래와 적성에 맞는 학교와 학과를 선택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 대학 역시 교육이념, 인재상, 학과 특성에 가장 부합하는 우수한 학생의 선발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다수의 학생과 학교의 건강한 노력과 달리, 최근 입학전형과 관련된 몇몇 사건들은 많은 국민들에게 상대적 박탈감과 좌절감을 심어주었다. 대학 입학전형 방식은 물론 고등학교 교육정책의 근본적 변화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학입학 제도의 첫 번째 특징은 매우 복잡하고 다양하다는 점이다. 크게는 수시전형과 정시전형으로 나뉘며, 각 전형 내에서도 학생부종합전형, 학생부교과전형, 논술전형, 실기전형 등 다양한 전형이 존재하여, 각 전형별 취지, 기준, 배점 등은 천차만별이다. 입시를 담당하는 전문가들도 각 전형의 특징을 속속 들이까지는 알지 못할 정도라 한다. 대학입시 제도가 도입된 이후부터 지나치게 잦은 변화의 과정을 겪었다는 것도 우리나라 대학입학 제도의 특징이다. 최근의 분석에 의하면, 광복 이후 대학입학 선발 방법은 총 18번 변경되었는데, 이는 매 4년마다 대학입학 전형방식이 바뀌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대학입학 전형 방법이나 절차에 대한 교육 당국의 직간접적인 개입이 다소 과도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정부는 대학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한다고는 하지만, 대학 입장에서는 정부의 재정 지원과 연계된 대학평가 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에서, 정부의 입시 관련 가이드라인을 벗어나는 결정을 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 중에서도 대학입학 전형 방식의 잦은 변화는 수험생과 학부모를 가장 힘들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우선 대학입학 전형 방식의 변화는 대학은 물론 대학을 준비하는 학생과 학부모에게 혼선을 심어줄 수 있다. 최근의 특수목적 고등학교와 자립형 고등학교의 폐지 발표를 보면, 학생과 학부모, 나아가 고등학교 교사들이 경험하게 될 혼란을 짐작할 수 있다. 모든 제도는 나름의 근거와 논리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의 제도를 대체할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모든 제도는 단점과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최근 논의되는 새로운 제도의 변경이 미래에 긍정적 결과만을 제공해 줄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좀 더 깊이 있는 고민과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 향후의 대학입학 전형의 방법 및 기준에 대한 논의는 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다음의 몇 가지 원칙이 지켜지기를 기대해 본다. 먼저, 새로운 정책의 도입에 앞서 충분한 시간을 갖고 여러 대안들의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을 심도 있게 분석하고 그 분석 내용들이 가감 없이 투명하게 토론되는 과정이 필요하다. 특히 이러한 과정에서 교육 현장의 경험과 우려에도 귀를 기울이고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노력은 반드시 필요하다. 아울러 대학의 특성을 반영하여 입시의 자율성을 대학에 보장해 주는 것도 중요하다. 나름의 역사와 전통이 있으며, 지역적, 환경적 여건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모든 대학에게 일률적 기준과 통일된 지침을 적용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대학에게 스스로 자신에게 맞는 학생이 누구인지를 고민하고 자율적으로 선발할 권한을 부여하되, 교육 당국은 대학의 선발 과정에서의 불공정, 부정, 비리에 대해서는 예외를 두지 않고 철저한 조사와 함께 엄정하게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어떠한 정책이 채택되더라도 백년은 아니더라도 적어도 몇 십 년 동안 만큼은 정책의 연속성을 유지하여 교육 수요자와 공급자로 하여금 예측가능성을 높이고 대학입학 준비를 할 수 있는 안정감을 심어주어야 할 것이다. 새로운 교육 정책이나 입시정책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일부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임시적 또는 단기적인 처방은 또 다른 문제와 이슈를 나을 수 있다. 이번 대학입학 정책의 변화에서는 자율성과 다양성을 근간으로 미래의 세대를 위한 백년의 계획이 만들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제 681 호 [상명만평] 굳건한 불매운동
황인선 (만화학과)
제 680 호 [기획]우리가 지켜야 할 역사의 섬에 발을 내딛다
독도아카데미 42기수 대학생으로서 이번 독도 여행에 참여 하게 되었다. 독도아카데미는 전국 학보사 기자단, 교육대학교 예비 교사를 상대로 진행한 프로그램으로 기자는 상명대학보 사의 일원으로 이에 참여하였다. 후포항에서 내딛는 독도로의 첫 발걸음 울릉도에 가기 위해 경북 울진에 위치한 후포항에 도착했다.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울진까지 장시간 버스이용으로 허기가 진 우리는 바로 앞 식당에서 새벽 4시에 허기를 달랬다. 전국 각지에서 온 대학생 친구들과 처음 대면하는 만큼 보이지 않는 어색함이 맴도는 식사 시간이었다. 식사 후 자유시간을 가졌는 데, 막 해가 뜨기 시작한 바다와 옅게 깔린 물안개는 여행의 기 대감을 더욱 자극했다. 우리는 이내 바로 울릉도행 여객선에 승선했다. 후포항에서 울릉도까지는 배로 2시간 30분이 소요 된다 했다. 다행히 우려했던 뱃멀미는 잠잠한 바다 덕분에 걱 정 없이 순조로운 출발이 되었다. 독도를 지켜온 우리의 영웅들 독도의용수비대 및 안용복 기념관은 울릉도의 높은 산 위에 있었다. 버스를 타고 올라가는데 가만히 앉아만 있음에도 이리 저리 부딪힐 정도로 경사가 가파르고 험난한 길이었다. 길에 대한 걱정도 잠시 이내 우리 시야에는 울릉도의 바다 전경이 들어왔고, 어느덧 정상의 기념관에 입성할 수 있었다. 기념관은 2013년 안용복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개관된 것 으로 그의 업적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안용복은 독도를 왜세 로부터 지켜낸 조선의 백성이자 어부였다. 그는 1693년 울릉 도에서 고기잡이를 하던 중 불법 조업 중인 일본 어선을 발견 하고 항의하다 오히려 일본으로 잡혀갔다. 허나 그는 일본에서 울릉도가 조선의 영토임을 강경하게 주장하여 서계를 받아냈 다. 이것이 독도를 최초로 수비한 독도의용수비대의 시초라고 할 수 있다. 독도의용수비대는 1953년부터 1956년에 이르기까지 일본 의 무단 침입에 맞서 독도를 수비한 민간 조직이다. 실제 1953 년 일본 해상 보안청 소속 숙기선이 독도에 접근하자 위험 사 격을 가해 이들을 격퇴시키고, 일본 순시함 세 대 및 비행기 한 대와 총격전을 벌여 승리를 거두는 등 목숨을 건 전투도 영토 를 지키기 위해 마다하지 않았다. 만약 우리가 그 시대 사람이었다면 안용복을 비롯한 의용수 비대처럼 용맹이 적에게 맞설 수 있었을까? 라고 웃으며 얘기 를 나누기도 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때의 웃음은 사실 자신 이 없음에 대한 서로에게 민망한 웃음이었던 것 같아 스스로 에게 실망감이 들기도 했다. 울릉도에서 바로 독도로 약 8시경 우리는 울릉도에 도착했고, 짐 정리 및 좌석 배치 를 받은 이후 바로 독도행 승선권을 받아들였다. 평소였으면 연속된 일정이 단지 피곤했을 테지만, 독도 하나만을 생각하니 기대감에 흥분이 될 뿐이었다. 그렇게 여객선에 탑승한 후 1시 간 30분가량 소요하여 독도에 도달하였다. 다만 독도는 다른 섬들과는 다르게 방파제가 존재하지 않아 접안이 쉽지 않았다. 한 번은 독도의용수비 대원들로부터 접안이 불가하다는 대답 을 들어 눈앞에 있음에도 밟지 못하는 것에 대한 열망감이 커 져 실망스러웠다. 하지만 약 5분가량의 접안 시도 끝에 파도가 잠잠해져 순식간에 입도에 성공할 수 있었다. 약 30분가량으로 정해진 관광 시간 때문에 주변에서는 인증 사진을 찍기에 바빴다. 우리 독도아카데미 대학생 42기는 독 도수호 결의로 귤을 독도의용수비대에 전달하였다. 그 후 나는 개인적으로 독도의용수비대원과 담소를 나누었다. “이곳에서 는 바다를 통해 물을 끌어 먹는다”, “기상이 좋지 않으면 마시 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와 같은 사소한 대화를 잠시 나눌 수 있 었는데, 이에 나는 수비대원분들이 독도를 지키고자 하는 굳센 의지와 결의를 확인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비록 파도나 기상 상 황으로 인해 정해진 30분 보다 적은 10분가량만 독도에 발을 디딜 수 있었지만 그 순간 느꼈던 감정과 그곳의 풍경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주위에서 “살면서 독도 한 번쯤은 가봐야 한다”라는 말을 들 어왔는데 그 말의 뜻을 스스로 깨닫게 된 시간이었고, 우리는 앞으로도 독도를 수호하기 위해 밤낮으로 노력하는 그들과 아 름다운 독도를 잊지 않고 살아가야 할 것 같다. 김경관 기자
제 680 호 [ 영화로 세상 읽기 ] 우리는 ‘아서’인가 ‘조커’인가
토드 필립스 │ 스릴러, 드라마 │ 2019년 │ 미국 어렸을 때부터 오랫동안 강한 인식을 준 영화 주인공에는 ‘조커’가 있다. 우리에게 ‘조커’라고 하면 떠오르는 그의 이미지는 미치광이, 광대, 악당 등으로 좋은 이미지는 없다. 하지만 이번 영화 <조커>는 그가 어떠한 경험으로 인해 조커가 되었는지 보여주는, 숨겨있던 내면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작품이다. 어찌 보면 그저 DC 영화의 하나로써 누군가에게는 악당이고 누군가에게는 영웅일 수 있는 영화이지만, 나에게는 <조커>는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사회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영화이다. 주인공 ‘아서’는 어렸을 때부터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직업인 코미디언을 꿈꾸며 어머니를 부양하는 한 빈곤한 가정의 아들이다. 하지만 그는 정신이상으로 이유 없이 웃음이 새어 나오는 질병이 있는데, 그의 웃음에 대한 이유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그를 멀리하며 ‘아서’는 친구도 몇 없는 외로운 생활을 살아간다. 주변이나 사회에서 바라보는 시선 또한 따뜻하지 않은 하루하루를 보낸다. 그렇게 생활하던 중 지하철 사건으로 주인공 ‘아서’는 ‘조커’의 삶으로 살아가게 된다. 감독 토드 필립스는 영화<조커>에 정신 질환이 있는 사람들을 ‘대하는 방식’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고 인터뷰했다. 주인공 ‘아서’는 그가 겪는 질병으로 지역지원상담소에서 매주 상담을 받으며 자신의 고립되고 외로운 일상에 관한 이야기나 일기장을 보여주곤 한다. 상담사는 늘 미간을 찌푸리고 이야기를 듣지 않은 채 똑같은 질문과 자신의 일자리에 관한 실업만 걱정하며 ‘아서’에 대해 관심이 전혀 없다. 이처럼 영화 속에 정신질환자인 ‘아서’를 대하는 태도에는 전혀 배려가 드러나지 않는다. 약자에 대한 은근한 무시와 타인에 대한 무관심은 우리 사회에서 주된 문제점이다. 영화 <조커>처럼 우리 사회에도 ‘강약약강’은 우리의 인식에 자리잡혀 있다. ‘강약약강’은 강한 상대에게는 약하고 약한 상대에게는 강함을 의미하는 단어로 사회의 한 면을 보여준다. 약자에게 보여주는 강인한 면모와 강자에게 보여주는 여린 모습은 우리에게는 당연하게 여겨진다. 그리고 ‘나만 잘되면 돼’와 같은 이기적인 면모 또한 사회에서 필수적인 모습으로 평가된다. ‘나만’이라는 이기심은 타인과의 관계를 깨뜨리는 주요인으로, 점점 함께 살아가는 세상이 아닌 ‘내가’ 혹은 ‘나를 중심으로’ 살아가는 세상으로 인식이 변화하고 있다. 영화처럼 우리는 약자에게 뿐만 아니라 타인에게 ‘대하는 방식’에 대해 다시 정립할 필요성이 있다. <조커>에서 ‘아서’가 의도치 않은 한 가지 사건으로 인해 한순간에 ‘조커’가 된 것처럼, 우리도 의도치 않은 일로 인해 한순간에 타인에게 배려도 받지 못하고 인식 또한 좋지 않은 ‘약자’로 될 가능성이 항상 존재하니까. 한아름 기자
제 680 호 [책으로 세상 보기] 가장 중요한건 눈에 보이지 않아
가장 중요한건 눈에 보이지 않아 누군가 내게 모자를 보여준다면 나는 보아 뱀이 코끼리를 잡아먹은 것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을까? 아마, 나는 그런 대답을 할 수 없을 것 이다. 왜냐하면 나는, 우리 사회는 생각하기를 싫어하고 그 생각은 고정적이기 때문에 내게 모자는 그저 모자일 뿐 보아 뱀이라는 대답은 다른 것이 아닌 틀린 것이기 때문이다. 어린왕자가 살고 있는 세상 역시 우리와 다르지 않다. 책 속에서 어른들에게 어린왕자가 그림을 보여주며 무섭지 않으냐고 물어보면 무섭지 않다고 이야기하기 급급했고, 어린왕자는 보아 뱀의 뱃속에 코끼리가 있는 모습을 그려 보여주고 보아 뱀이 코끼리를 잡아먹은 것이라고 설명해준다. 하지만 어른들은 ‘그림 그리는 것을 멈춰라,’ ‘가서 공부나 해라.’ 라는 반응을 보여주었다. 그러자 어린 왕자는 ’그래서 나는 여섯 살 때 훌륭한 화가가 되겠다는 꿈을 포기하고 말았다. ‘라는 이야기를 한다. 어린왕자와 우리의 삶은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 사회는 어린 시절부터 ‘어른 말에 말대꾸하면 안 된다.’ 라는 이야기를 해왔다. 말대꾸의 기준은 무엇이고, 왜 하면 안 된다고 하는 것일까? 사실 나는 말대꾸의 기준이 어렵다고 생각한다. 나의 생각을 이야기 하는 것이 타인이 듣기에는 말대꾸가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는 것 이다. 그런데 왜, 우리는 말대꾸를 하지 말라고 이야기 하면서 말을 아낄 것을 강요받아온 것일까? 말이란 본디 생각과 여러 추론 과정을 통해 나오는 산물 중의 하나가 아닐까. 말을 아끼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생각을 멈추고 주어진 사고를 가지고 대화를 하고, 사회를 구성하라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책 속의 어린왕자도 결국 어른들의 사고에 꿈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자신들이 생각하는 그림과 다른 것이 아닌 틀리다는 이유로 비난한 결과 한 아이의 꿈은 접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책을 벗어난 우리의 현실 역시 다르지 않다. 시대가 많이 변했다고는 하지만 아직 까지 어른들은 ‘사’가 들어가는 직업을 좋아하고, 초등학생들에게 꿈이 무엇이냐고 하면 대통령과 우주인이 되고 싶다는 옛날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물론 사회의 발전에 따라 아이들이 변화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하지만, 우리는 왜 그들의 꿈이 변화하게 되었는지에 대해 주목해야 한다. 아이들의 꿈이 변화한 것에 결코 어른들의 영향이 없었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어른들의 입김에 의해 입맛에 맞추어진 꿈을 가진 아이들을 사회의 꿈과 미래라고 하는 것 역시 우리 사회의 모순적인 모습이다. 결국 우리 사회는 어른들의 꿈과 미래라는 의미와 무엇이 다른가. 이런 사회와 어른들에게 지친 어린 왕자는 정말 ‘어린’ 왕자로 남기로 한 것이 아닐까. 자, 이제 우리의 선택이 남았다. ‘어른’ 왕자로 남을 것인가. ‘어린’ 왕자로 남을 것 인가. 엄유진기자
제 680 호 [기자석] 노동자 없는 ‘AI 강국’ 가능할까
문재인 대통령은 10월 28일 인공지능 콘퍼런스 ‘데뷰(DEVIEW) 2019’에서 “IT 강국 넘어 AI 강국”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문 대통령은 혈압 증세로 쓰러진 독거노인이 인공지능 스피커에게 살려달라고 외쳐 이를 119로 연결한 사례를 들면서 인공지능이 고령화 사회의 국민 건강, 노인 복지, 여성 안전, 범죄 예방 등의 문제를 해결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인공지능은 인류의 동반자”라며 ‘AI 강국’을 만들겠다고 선포했다. 인공지능은 독거노인을 구출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사회 곳곳에서 인간의 삶을 위협하고 있기도 하다. ‘편의’를 위해 인공지능이 노동자를 대체하고 있지만 인공지능이 가져오는 편의는 노동자의 편의가 아닌 자본가의 편의이다. 일자리를 빼앗고 임금을 갈취하는 것이 어떻게 편의가 될 수 있나. 임금지출을 줄이고 사회적 책임에서 도피하기 위한 변명에 불과하다. 한국도로공사의 직접고용을 주장한 톨게이트 노동자들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가 “없어지는 직업인 것이 보이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이는 AI 예찬이 어떤 결과를 가져다줄지 예언했다. 기업의 효율적 기업 운영, 그리고 이에 무비판적인 정부는 노동자들을 위협에 몰아넣는다. 기업과 정부는 독거노인을 살렸다는 단편적인 이야기로 노동문제 전반을 숨기고 있다. 4차산업혁명위원회 장병규 위원장은 11월 1일자 중앙일보 인터뷰를 통해 ‘사람 없는 혁명’이 얼마나 허황된 이야기인지 자백했다. 그는 “스타트업에 주 52시간을 적용하는 것은 그야말로 국가가 나서서 개인의 권리를 뺏는 거다”라며 주 52시간 근로제를 비판했다. 이어서 자신이 과거 주 100시간씩 일하며 1세대 벤처기업을 일으켰고 현재 1조원 대 자산가가 되었다는 성공신화를 늘어놓았다. 그는 4차 산업 시대에서는 생산수단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지식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생산수단이 없어도 자산을 쌓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의 말대로라면 4차 산업 시대에는 노동자는 없다. 그렇다면 장병규 회사의 직원들은 노동자가 아니고 고용주는 자본가가 아니란 말인가? 지식으로 ‘생산’한 상품을 대량 제작, 유통하는 것은 ‘생산수단’이 아니면 무엇인가?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조차도 노동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부족한 상황에서, 혁명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가 깊이 고민해야할 시점이 왔다. 그럼에도 4차산업혁명은 정재계는 물론 고등교육에 있어서도 절대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다. 정부와 기업이 손쉽게 인력을 공급받기 위해 대학에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대학 당국과 대학생은 살아남기 위해 그 구조 안으로 편입될 뿐이다. 4차산업혁명을 가르치는 교육에서는 놀랍게도 노동자가 없다. 모두가 지식을 통해 가치를 생산하는 ‘생산수단’이고, 경영가이자 자본가이다. 교육에서는 기술과 경영만 강조될 뿐 그 안에 사람과 노동에 대한 이야기는 거세되어 있다. 이들 대부분 대학을 졸업하면 노동자가 된다는 사실은 중요하지 않다. 국제노동기구(ILO)에서 발간한 ‘일의 미래 글로벌 위원회 보고서>’는 “노동자의 기본권, 적정한 생활 임금 보장, 일하는 시간의 제한, 안전하고 건강한 일터 환경, 전 생애에 걸친 사회보장, 숙련 향상을 위한 평생 교육, 좋은 일자리”를 증진할 수 있도록 “기술 변화를 관리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기술 발달로 소수 자본가 계급이 부를 쉽게 독점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게 하고, 기술이 사회적 평등에 기여하도록 이끌어야 한다는 내용이다. 이러한 노력은 기업과 시장이 하지 않는다. 정부가 이를 이끌어야 하고 교육은 고민하고 비판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이 생략된 채 ‘AI 강국’이 된다면 대다수의 사람이 일자리를 잃고 생계 위협을 받게 될 것이다. 그런다면 4차산업혁명에 최적화된 교육을 받은 사람들조차도 낙오자가 될 뿐이다. 정부는 인공지능을 인류의 동반자로 만들고 싶다면, 이대로는 위험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해람 기자
제 680 호 [교수칼럼] 구속은 창작의 조건이다
건조한 공학전공자로서의 삶을 사는 가운데, 내 일상 속에 동기부여이자 활력이 되어주는 것이 하나 있는데, 바로 약 20여년간 꾸준히 연주해 온 색소폰이다. 나의 색소폰 연주 분야는 소프트 재즈 색소폰이라고 할 수 있다. 원곡의 이야기 속에, 소프트한 재즈를 가미함으로써 새로운 이야기를 그려가는 연주를 소프트 재즈라고 한다. 아마추어 색소폰 연주활동을 하면서 항상 가슴에 담고 있는 것 하나가 있는데, 그것은 화려한 연주 테크닉도 빠른 손놀림도 아닌, 어떤 곡을 연주하기에 앞서, 가장 단순한 기본기, 즉 호흡과 리듬 그리고 박자를 매일의 연습 가운데 충실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재즈만큼 연주자의 개성과 연주자가 바라보는 또는 느끼는 곡에 대한 느낌이나 해석이 자유로운 장르는 없다고 할 수 있다. 재즈를 연주하는 연주자들의 무대를 유심히 바라보면, 한가지 눈치챌 수 있는 것이 있는데, 통상적으로 재즈니까, 즉흥연주니까 생각조차 못하고 있던 악보라는 것이 덜커덩 놓여있다. 그런데, 그 악보는 거의 비어 있고 멀리서 본다면 그냥 백지나 조금 끄적거린 것 같은, 무언가 쓰다만 것 같은 악보처럼 보인다. 게다가 연주자들은 연주하는 동안 이 악보를 보통의 연주자들이 보는 것처럼 집중해서 악보를 쳐다보지도 않는다. 하지만, 그 악보는 재즈 연주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곡의 중심이 되는 멜로디와 코드(화음)이 적혀있고, 재즈 연주자들은 각각의 멜로디의 중심과 화음의 범위 안에서 자유로운 연주를 하게 된다. 이런 한장 또는 두장 짜리 악보를 리드시트라고 한다. 재즈에서 들려지는 자유로운 연주는 바로 이 리드시트에서 철저하게 약속한 멜로디와 리듬과 화음이 서로를 배격하지 않는 가운데 어쩌면 사전에 철저히 훈련되고 약속된 그루부를 형성한 것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다. 2015년에 미국에서만 들을 수 있었던, 허비행콕과 칙 꼬리아가 서울 재즈 페스티벌에서 한 무대에 서게 되었다. 도대체 무슨 곡을 연주하고 있는 것인지 알 수 없는 듯한 몽롱한 연주 가운데 이 둘의 무대는 결국 하나로 귀결되는 멜로디를 다른 이야기로 그려가고 있다는 것을 추상적인 관점에서 점증적인 방법으로 알아갈 수 있는 연주로 이어져갔다. 딱 한장의 리드시트에 맞춰진 두 사람의 합주는 그야말로 아름다운 하모니였다. 리드시트는 멜로디의 가장 기본이 되는 투파이브원(2-5-1)으로 구성되는 가이드톤이 있고, 재즈로서의 맛을 잘 살릴 수 있는 텐션과 도미넌트 5음 체계를 적용해서 멋진 즉흥연주(임프로비제이션)를 구사해 내게 하는 기본 원칙이다. 철저한 규칙안에서 최대의 자유 혹은 한계를 뛰어넘는 화합의 새로움을 누릴 수 있는 재즈 연주의 원천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이러한 자유는 규칙이라는 범주안에서 최대의 강점을 갖게 되는데, 어떻게 생각하면 이것이 곧 자율이라는 개념과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우리는 최근에 손으로 무엇을 만들기 보다는 기계로 무엇인가를 만들고 창작해내는 일에 익숙하다. 특히 3D 프린팅, 컴퓨터 캐드, 일러스트 등이 보편화 되면서 더욱 일상적인 일이 되어 가고 있다. 과거의 건축이나 디자인 양식은 어떤 의미에서 보면 매우 획일화 되어 있었지만, 최근 컴퓨터와 3D 프린팅이라는 도구를 사용하면 상상의 한계는 없어 보인다. 단순한 형상에서부터 형이상학적이고 기이한 문양과 양식이 자유롭게 연출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에도 명확한 한 선이 있는데, 정확한 가이드 라인을 지키지 않으면 상상은 그저 상상일 뿐, 작가 또는 제작자의 꿈은 실현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즉, 어떤 기이한 모양을 디자인해서 출력물을 얻으려고 한다면, 기계의 작동의 규칙뿐만 아니라 그래픽 또는 수학적이고 물리학적인 도형의 생성에 관한 조건이나, 3D 프린터 출력 조건이 지켜져야만 구현이 된다는 것이다. 즉, 무제약적이고 무한한 가능성이 내재되어 있지만, 그 속에서도 반드시 지켜져야만 하는 절대 조건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렇게 보면, 최근의 우리의 일상에서 빈번하게 접할 수 있는 기계나 로봇은 재즈적인 관점에서 무한한 다양성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지만, 그 무한한 가능성을 가능하게 하기 위한 필연적인 자기 규제적인 법칙이 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예술가에게 더욱 두드러지는 경우가 많다. 빈센트 반 고흐는 자신의 화법을 완성하기 전까지 거장 밀레의 그림을 수도 없이 모사했고, 그의 규칙을 자신의 것으로 규칙화해서 습작을 할 수 있게 되었을 때, 비로소 자신만이 갖는 자유함을 얻을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즉, 기존의 규칙 속에서 임프로비제이션화 된 자신만의 그림은, 자신의 화법 정체성을 지킬 수 있는 철저한 가이드 라인과 자신의 그림의 독창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텐션과 꾸밈의 조화가 이루어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보면 구속 또는 규칙은 획일적이거나 통제라기 보다는, 고유성과 확장 가능성으로 구성되어 있는 양문 형식의 통로라고 볼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이 통로는 공명(또는 공감)되는 새로운 조화를 발견해 낼 수 있는 발전적 원리일 수 있다. 염기원 교수 (휴먼지능로봇공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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